걷기와 독서가 만나는 제주 여행한라산은 정상만큼이나 둘레가 아름다운 산입니다. 해발 1,000m 안팎을 도는 한라산 둘레길은 총 80여km에 이르는 길로, 숲과 마을, 밭담과 오름이 이어집니다. 하지만 많은 여행자가 간과하는 건, 이 길 위에 ‘책방’이 있다는 사실입니다. 단순히 커피를 마시며 책을 보는 공간이 아니라, 둘레길의 사계절 풍경과 함께 호흡하는 독립서점들이죠.이번 여행에서는 한라산 둘레길 코스를 걷다 마주한 네 곳의 독립서점을 소개하려 합니다. 각각의 책방은 제주의 다른 풍경을 담고 있었고, 책장을 넘기는 손끝에 숲 냄새와 바람 소리가 배어들었습니다.1. 어승생 둘레길 — ‘숲과책방 느린숨’둘레길 중 어승생 구간은 울창한 삼나무 숲과 곶자왈 지대가 이어집니다. 바람이 불면 나무 꼭대기에서 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