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는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이 즐비한 도시이자, 천년의 향기가 남아 있는 역사와 문화의 고장입니다. 불국사, 대릉원, 첨성대처럼 익숙한 관광 명소는 물론, 최근 몇 년간은 카페와 독립서점 문화도 눈에 띄게 발전했습니다. 특히 차(Tea)와 책(Book)을 함께 즐길 수 있는 티 북카페(Tea Book Café) 가 늘어나면서, 여행자와 지역민 모두에게 색다른 휴식 공간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이번 글에서는 조용히 차를 마시며 책을 읽을 수 있는 경주의 티 북카페 네 곳을 엄선해 소개하겠습니다. 모두 현재 운영 중이며, 실제 방문 후기도 꾸준히 올라오는 신뢰도 높은 공간들입니다.
1. 황리단길 속 고즈넉한 찻집 서점 — 다담책방
황리단길은 주말이면 관광객들로 붐비는 경주의 대표적인 핫플레이스지만, 한 블록만 벗어나면 전혀 다른 분위기의 골목이 펼쳐집니다. 그곳에 자리한 다담책방은 전통 한옥 구조를 그대로 살린 독립서점 겸 찻집입니다. 입구를 들어서면 나무 기둥과 종이문, 그리고 은은하게 퍼지는 보이차 향이 맞이합니다.
다담책방은 책과 차를 매개로 한 ‘머무는 시간’을 중요하게 여깁니다. 매대에는 소설, 시집, 철학서, 에세이 등 차분히 읽을 만한 책이 엄선되어 있고, 좌식 테이블이나 마루 끝에 앉아 다도세트를 받아볼 수 있습니다. 메뉴는 말차 라떼, 우롱차, 백차, 경주 특산 대추차 등 다양하며, 모든 차는 도자기 다기에 정성스럽게 우려내어 제공합니다.
특히 주인장이 기획하는 ‘한 잔의 차, 한 권의 책’ 프로그램이 인기입니다. 차 종류에 맞는 책을 큐레이션해 주는 방식인데, 예를 들어 봄에는 꽃차와 함께 계절 시집을, 겨울에는 진한 흑차와 함께 사색적인 소설을 추천해 줍니다. 관광지 한가운데 있지만 조용히 시간을 보내고 싶은 여행자에게 최적의 장소입니다.
2. 불국사 인근, 차와 책의 명상 공간 — 청연다실 & 북라운지
불국사에서 도보 10분 거리에 있는 청연다실 & 북라운지는 이름처럼 차분하고 맑은 기운이 감도는 공간입니다. 내부는 현대식 미니멀 인테리어에 전통 다실 요소를 가미한 형태로, 유리창 너머로 보이는 작은 정원이 인상적입니다.
청연다실의 차 메뉴는 수준급입니다. 녹차와 황차, 말차뿐 아니라 직접 블렌딩한 허브티, 꽃차까지 다양하게 준비되어 있어 차 애호가들에게도 좋은 평가를 받습니다. 차를 주문하면 작은 다과가 함께 제공되는데, 제철 과일과 수제 화과자가 곁들여집니다.
책 코너는 철학, 인문, 여행, 디자인 분야가 중심이며, 조용히 읽을 수 있도록 1인석이 많습니다. 이곳은 특히 혼자 여행 온 사람들에게 인기가 높은데, 차를 우려 마시며 책을 읽다가 불국사나 석굴암으로 산책을 이어가기 좋기 때문입니다. 주인장이 차에 대한 지식이 깊어 차 종류와 우리기 방법을 물어보면 친절하게 알려주며, 간혹 주말에는 ‘차와 명상 독서회’가 열리기도 합니다.
3. 감포 해안 도로 끝의 오션뷰 북카페 — 바다책방 청파
경주 감포읍 해안도로를 따라 달리다 보면 시야가 확 트인 바닷가에 유리창이 가득한 건물이 나타납니다. 바로 바다책방 청파입니다. 바다를 향해 열린 전면 창 덕분에, 책상에 앉아 차를 마시면서도 파도 소리와 바다 냄새를 그대로 느낄 수 있습니다.
이곳의 차 메뉴는 해변 분위기에 맞춘 블루티, 유자차, 제주산 녹차 등이 대표적입니다. 찻잔과 주전자는 세련된 도자기 제품을 사용하고, 차마다 제공되는 작은 설명 카드에는 차의 산지와 특징이 적혀 있어 여행 중에도 차 공부를 할 수 있습니다.
책장은 해양문학, 여행기, 사진집, 환경 관련 서적으로 채워져 있으며, 특히 ‘바다’를 주제로 한 소설과 에세이가 많습니다. 여름에는 창문을 활짝 열어놓고 바닷바람을 맞으며 책을 읽을 수 있고, 겨울에는 난로 옆 자리에 앉아 따뜻한 차를 음미하기 좋습니다. 감포항, 읍천 벽화마을, 문무대왕릉과의 동선이 가까워 관광과 함께 묶기에도 훌륭합니다.
4. 경주 시외버스터미널 근처, 여행자의 쉼터 — 달빛책茶
경주를 버스 여행하는 사람이라면 시외버스터미널 근처에 있는 달빛책茶를 추천합니다. 이름에서 알 수 있듯, ‘책’과 ‘차(茶)’가 결합된 공간입니다. 이곳은 여행자와 장기 체류객이 많이 찾는 편인데, 이유는 여유로운 좌석 구성과 합리적인 가격, 그리고 늦은 시간까지 운영되기 때문입니다.
달빛책茶의 대표 메뉴는 대만식 밀크티와 장미꽃차, 그리고 직접 덖은 경북산 녹차입니다. 차를 주문하면 고급스러운 찻잔 세트와 함께 작은 책갈피를 선물로 주는데, 이 책갈피에는 주인장이 추천하는 ‘오늘의 문장’이 적혀 있어 소소한 기쁨을 줍니다.
책은 문학과 여행, 자기계발 분야가 주를 이루며, 일부는 판매도 합니다. 단골들 사이에서는 “경주에서 가장 편하게 오래 앉아 있을 수 있는 북카페”로 통합니다. 창가 쪽 긴 테이블에서 터미널로 오가는 버스를 바라보며 책을 읽는 시간은 여행 중 잠시 멈추어 서는 여유를 선물합니다.
5. 경주 티 북카페 1일 코스 추천
경주를 하루 여행할 계획이라면 다음과 같이 코스를 짜볼 수 있습니다.
- 오전 : 불국사 참배 → 청연다실 & 북라운지에서 차와 책
- 점심 : 황리단길 로컬 맛집
- 오후 : 다담책방에서 한옥 감성 독서 → 황리단길 산책
- 저녁 : 감포 바다책방 청파에서 노을 감상하며 차 한 잔
- 밤 : 시외버스터미널 인근 달빛책茶에서 하루 마무리
이렇게 움직이면 경주의 역사와 자연, 차 문화, 독서 시간을 모두 누릴 수 있습니다.
경주의 티 북카페들은 단순히 차를 파는 공간이 아니라, 차와 책을 매개로 사람들에게 머무름의 미학을 알려주는 장소입니다. 관광지 중심부에서도, 해변 끝자락에서도, 고즈넉한 한옥 안에서도 차향과 책향이 공존합니다. 여행의 피로를 풀고 마음을 가다듬고 싶다면, 경주에서 이 특별한 공간들을 꼭 찾아가 보시길 권합니다.
'독립서점' 카테고리의 다른 글
해변 뷰가 보이는 제주 독립서점 모음 (1) | 2025.08.14 |
---|---|
경주 자전거 여행 책방 코스 바람 따라 책 향 따라 (2) | 2025.08.13 |
사계절 풍경과 어울리는 경주 독립서점 (1) | 2025.08.13 |
포항 호미곶·경주 읍천 해맞이 + 독립서점 여행기 (4) | 2025.08.12 |
마음이 고요해 지는 경주 골굴사·포항 오어사 주변 명상 독립서점 (4) | 2025.08.1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