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과 독서, 숙소가 하나가 되는 특별한 경험
여행지에서 하룻밤을 어디에서 묵는지는 단순한 선택이 아니라 경험 전체를 결정짓는 요소다. 특히 최근 들어 여행의 목적이 ‘관광’에서 ‘쉼’으로 바뀌고 있는 흐름 속에서, 사람들은 점점 더 느림, 고요함, 깊이 있는 체류 공간을 원하고 있다.
그런 의미에서 주목받고 있는 것이 바로 **북스테이(Book Stay)**다. 북스테이는 말 그대로 책과 함께 묵는 숙소를 의미하며, 서점이나 북카페에서 운영하는 1인 전용 객실 혹은 복합문화형 숙소 형태다.
특히 자연과 문학이 공존하는 하동과 구례는 북스테이를 위한 최적의 지역이다.
하동은 섬진강이 유유히 흐르는 시골 마을과 한옥 감성의 마을들로 구성돼 있으며,
구례는 지리산 자락 아래 고즈넉한 정서와 함께 작고 조용한 감성 공간들이 살아 숨 쉬는 도시다.
이번 글에서는 2025년 현재 실제 운영 중인 하동·구례의 북스테이 가능한 서점형 숙소 6곳을 소개한다.
이 공간들은 단순히 잠만 자는 숙소가 아니라, 책 속에서 자신을 다시 만나는 장소다.
[하동] 책방
강가에 머물다 섬진강 옆 한옥 북스테이
‘책방, 강가에 머물다’는 하동 화개면에 위치한 북스테이형 서점 겸 숙소다. 이름 그대로 섬진강 바로 옆에 자리하고 있으며, 한옥 구조로 된 숙소와 책방이 자연스럽게 연결되어 있다.
이곳은 낮에는 누구나 방문 가능한 감성 북카페로 운영되지만, 예약한 투숙객만이 밤 시간 이후 책방 전체를 전용 공간으로 사용할 수 있는 구조다.
침대 옆 미니 서가에는 주인이 직접 큐레이션한 책이 비치되며, 투숙객의 요청에 따라 읽고 싶은 책이나 분위기를 맞춰 맞춤 큐레이션 서비스도 제공된다.
좌식 독서 테이블, 향초, 독서 조명, 전기포트, 그리고 조용한 클래식 음악까지 —
책을 읽는 데 방해가 되지 않는 구성으로 숙소가 준비되어 있으며, 창문 너머로는 섬진강의 물결과 밤하늘이 보인다.
이곳은 책을 좋아하는 혼행족뿐 아니라, 커플이나 부부가 조용한 시간을 보내기 위한 공간으로도 이상적이다.
[하동] 문장산책
하루 한 문장을 필사하며 머무는 서점
‘문장산책’은 하동 악양면 평사리 인근의 문학 마을에 위치한 북스테이형 공간이다.
이곳은 책과 글쓰기를 사랑하는 사람들을 위한 1일 1팀 전용 북스테이 숙소로,
매일 아침 ‘오늘의 문장’이 손글씨 카드로 준비되어 있으며, 투숙객은 그 문장을 필사하고 책을 통해 확장된 사유를 나누는 체험을 하게 된다.
방 내부에는 1인용 독서책상, 간이 책장, 전용 조명이 설치돼 있고,
책방 주인이 매일 직접 고른 도서 2~3권이 머리맡에 준비된다. 책은 주로 현대 시, 감성 에세이, 글쓰기 관련 독립출판물로 구성된다.
‘문장산책’의 위치 또한 매력적이다. 바로 근처에는 박경리 토지문학관이 있어,
아침엔 문학관 산책 후 돌아와 독서에 집중하는 일상적인 리트릿이 가능하다.
SNS 상에서는 “고요한 문장 속에 잠든 밤이었다”는 후기가 많다.
[구례] 서점무명
지리산 아래 간판 없는 북스테이
구례 토지면에 위치한 ‘서점무명(無名)’은 이름처럼 간판도 없는 조용한 서점이다.
이곳은 낮에는 작은 북카페, 밤에는 예약한 투숙객만 머물 수 있는 북스테이 공간으로 운영된다.
객실은 내부 서가와 연결된 형태로 되어 있으며, 시집, 생태철학서, 독립출판 중심의 책장이 공간을 감싸고 있다.
밤에는 책방 전체 조명이 투숙객 전용 모드로 전환되어, 작은 음악과 독서등만이 남는 조용한 서재 같은 분위기를 만들어낸다.
특히 이곳은 정해진 체크인 시간 이후엔 전화·DM 응답 없이 투숙객에게만 시간을 온전히 내어주는 철저한 고요 운영 철학을 유지하고 있다.
혼자 머무르고 싶은 여행자, 말없이 사색하고 싶은 창작자들에게 매우 적합하다.
[구례] 이른책방
북카페와 숙소가 함께하는 마당 책방
‘이른책방’은 구례읍 전통시장 근처의 작은 골목 안에 숨어 있는 복합형 서점 공간이다.
낮에는 감성 북카페로 운영되며, 오후 마감 이후에는 북스테이 손님이 들어와 숙소로 활용된다.
숙소는 책방 뒤편으로 이어진 독립된 공간으로 마련되어 있으며,
작은 마당이 함께 구성돼 있어 실내 독서뿐 아니라 마당에서 햇살 아래 커피를 마시며 책을 읽는 것도 가능하다.
서가는 감성 에세이, 독립출판 시리즈, 청춘문학 중심이며,
투숙객은 요청 시 ‘계절에 어울리는 책’ 또는 ‘기분에 맞는 큐레이션’을 제공받을 수 있다.
월 1회 ‘손님과 책방지기의 북토크 모임’도 진행되어 책을 매개로 한 교류가 가능하다.
[구례] 책과산책
장기 리트릿도 가능한 북스테이형 민박
‘책과산책’은 구례 간전면에 위치한 북스테이형 민박 공간으로,
단기 숙박(1박) 외에도 3~7일 장기 북스테이 리트릿이 가능한 책방 겸 숙소다.
지리산 자락에 인접해 있어 자연 산책과 독서가 동시에 가능하며,
책장은 고전문학, 인문·종교 도서, 계절별 추천 큐레이션 도서로 꾸며져 있다.
투숙객은 독립된 숙소 공간에서 책을 읽거나, 요청 시 제공되는 필사노트와 함께 글쓰기를 진행할 수 있다.
정해진 프로그램은 없지만 자신의 속도에 맞는 시간 구성이 가능하여 창작자나 프리랜서들에게도 적합하다.
침구, 조리도구, 향초, 독서등, 문장 추천 카드 등은 기본 제공되며,
사계절 모두 운영되고 있어서 계절별 단골 방문자가 많은 공간이다.
[구례 ] 밤에만책방
하루 한 팀, 야간 전용 책방 스테이
‘밤에만책방’은 구례군 마산면에 위치한 아주 특별한 형태의 북스테이 공간이다.
이곳은 이름처럼 낮에는 문을 열지 않고, 오직 밤에만 운영되는 하루 한 팀 전용 북스테이형 책방이다.
해가 지고 나면 예약 투숙객이 도착함과 동시에 책방의 문이 열리고,
밤 시간 동안 책방 전체가 오롯이 한 사람 혹은 한 팀의 전용 공간이 된다.
서가는 현대문학, 여성주의 도서, 감성 심리 에세이 중심으로 구성되어 있고,
밤에 어울리는 조명 세팅과 잔잔한 재즈 플레이리스트가 함께 제공된다.
무엇보다, 하루 단 한 팀만 받는 정숙하고 밀도 있는 독서 경험이 가능하며,
‘하룻밤, 문장 속에서 나를 다시 만났다’는 후기가 SNS상에 꾸준히 등장하고 있다.
머무는 여행이 가장 깊다 — 북스테이의 가치
지금까지 소개한 6곳 책방, 강가에 머물다 / 문장산책 / 서점무명 / 이른책방 / 책과산책 / 밤에만책방
이 모두는 단순히 잠을 자는 곳이 아니라, 책과 함께 머무는 공간이다.
하동과 구례는 숙박이라는 개념에 ‘독서’와 ‘고요’라는 감성을 입힌 새로운 형태의 체류 문화를 만들어가고 있다.
이곳들에서의 하룻밤은, 빠르게 지나가는 여행보다 훨씬 더 오래 기억에 남는다.
당신이 머무는 동안 책이 말을 걸고, 문장이 내 마음을 어루만지는 경험.
그 모든 것이 가능한 북스테이의 밤이 이곳, 지리산과 섬진강 아래에서 당신을 기다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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