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 서점이 채울 수 없는 책방의 온도, 창원 지역에서 찾다
누구에게나 책방은 필요하다.
하지만 그 책방이 꼭 도심 한복판의 대형 서점일 필요는 없다.
오히려 조용한 동네 골목 끝, 아는 사람만 찾는 작은 책방에서 마주치는 문장들이
하루를 바꾸고, 감정을 되살리고, 방향을 틀게 한다.
창원은 전통적인 산업 도시로 알려져 있지만,
그 안에는 책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작고 정성스러운 독립서점들이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이들은 단순히 책을 판매하는 공간이 아니라,
독립출판물과 에세이, 큐레이션 도서, 로컬 문화까지 함께 전하는 감성 공간이다.
특히 창원은 의창구, 성산구, 마산(합포구·회원구)으로 생활권이 뚜렷하게 나뉘어 있기 때문에,
각 지역별 특성에 맞는 독립서점들도 색깔이 다르다.
이번 글에서는 창원 3개 핵심 지역(의창구·성산구·마산)과 전 지역 통틀어 추천할 수 있는 독립서점 한 곳까지 총 4곳을 선별해 소개한다.
1. 의창구 책방 봄봄 — 감계마을 속 계절 서점, 마음을 다독이는 공간
창원 의창구 감계신도시. 대단지 아파트가 늘어서 있는 이 지역은 얼핏 감성적인 공간과는 거리가 멀어 보일 수 있다.
하지만 그 중심에 의외로 조용히 존재하는 책방이 있다.
바로 ‘책방 봄봄’, 감계 남서로의 골목 안에서 계절과 문장을 함께 큐레이션하는 북카페형 독립서점이다.
이곳은 철저하게 사계절 큐레이션을 중심으로 서가를 구성한다.
봄에는 시집, 여름엔 여행 산문, 가을엔 에세이, 겨울엔 고요한 명상서가 전면에 배치된다.
방문할 때마다 책방의 분위기와 향, 음악이 달라진다는 점에서 많은 단골들이 ‘감정 정비소’라 부르기도 한다.
내부는 작은 테이블 몇 개와 낮은 서가, 그리고 간이 북스테이 공간으로 구성되어 있다.
한쪽 벽에는 손님들이 남긴 필사 노트와 메모들이 전시돼 있어,
책방을 단순히 ‘읽는 공간’이 아닌 ‘감정을 나누는 공간’으로 만들어준다.
책방 봄봄은 창원 북부 지역에서 유일하게
북스테이형 서재 공간 + 감성 큐레이션 + 계절 콘텐츠를 모두 운영하는 서점으로,
혼자 오기에도, 누군가와 나누기에도 좋은 장소다.
2. 성산구 책방 오월 — 커피와 필사를 함께하는 조용한 책방
성산구는 창원에서 가장 상업적이고 교통량이 많은 지역이지만,
그 안에서도 숨처럼 조용하게 이어지는 공간이 있다.
‘책방 오월’은 성산구 반림동에 위치한 독립출판 + 필사 + 북카페 공간이 결합된 독립서점이다.
외관은 평범한 단층 상가처럼 보이지만, 문을 열고 들어서면
마치 미니 독서실처럼 꾸며진 좌석 배치와 낮은 조도, 정갈한 책 배치가 인상 깊다.
서가는 필사하기 좋은 시집과 산문, 짧은 명문장 중심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책방 한쪽에는 필사용 노트, 만년필 체험존, 문장카드가 놓여 있다.
이곳의 또 다른 특징은 커피와 함께 머무는 독서가 중심이라는 점이다.
주문 후 장시간 머물러도 눈치 보지 않는 구조,
잔잔한 음악, 조용한 분위기는
글을 쓰거나, 깊이 있는 독서를 원하는 사람에게 딱 맞는 공간이다.
주말에는 1인 글쓰기 클래스나 문장 필사 워크숍이 비정기적으로 열리며,
SNS를 통해 참가자 모집을 진행한다.
화려하지 않지만 조용하고 깊은 서점, 오월은 성산구에서
하루를 내려놓고 감정을 정리할 수 있는 가장 정직한 책방이다.
3. 마산 노란서가 — 마산 회원구에서 만나는 문학+디자인 서점
마산 지역은 독립서점이 많이 알려져 있지 않지만,
그 중에서도 회원구 조용한 주택가 골목에 위치한 ‘노란서가’는
소문난 감성 서점으로 꼽힌다.
책방 이름 그대로 노란색으로 꾸며진 외관이 눈길을 끌며,
내부는 문학 작품과 디자인 서적, 로컬 출판물을 중심으로 한 정제된 큐레이션이 특징이다.
무엇보다 이 서점은 책을 보는 방식 자체가 색다르다.
책등이 보이는 일반적인 진열 방식이 아니라,
책 표지를 전면으로 배치하여 마치 작은 전시 공간처럼 꾸며놓았다.
이런 구성 덕분에 방문자들은 책을 ‘골라 읽는’ 것이 아니라 ‘만나게 되는’ 경험을 한다.
책방 한쪽에는 엽서, 문장 인쇄물, 작은 굿즈와 리소그래피 카드 등이 함께 전시되어 있어
책방에 머물며 문장을 소비하는 즐거움이 크다.
또한, 동네 주민들이 자유롭게 드나들 수 있도록 커피도 판매하며
북토크와 디자인 전시가 어우러지는 복합 공간으로 점차 확장되고 있다.
노란서가는 마산 지역 내 독립서점 중 가장 디자인적으로 완성도 높으며,
책과 시각 콘텐츠가 공존하는 이색 공간으로 방문할 가치가 충분하다.
4. 창원 전역 책방 어디쯤 — 진해에서 창원 전체로 입소문 난 조용한 북스테이 서점
진해구 남문동에 위치한 ‘책방 어디쯤’은
진해의 조용한 바닷가 골목을 배경으로 창원 전역에서 북스테이 서점으로 입소문이 퍼진 공간이다.
작은 책방이지만, 1일 1팀만 투숙 가능한 민박형 북스테이 운영으로
책을 읽고 자고 머무는 경험이 가능하다.
서가는 에세이, 자기성찰 서적, 창작 노트 중심으로
‘지금 내 마음이 어디쯤 있는지’를 스스로 묻게 만드는 도서들이 큐레이션되어 있다.
방문자는 저녁 시간부터 서점을 전용 공간처럼 사용할 수 있으며,
침구가 마련된 소형 독립 공간 + 개인 독서등 + 티 세트 등이 함께 제공된다.
이곳은 특히 SNS 감성 콘텐츠에서 주목받고 있으며
창원 지역에서 책과 머무는 감정을 경험할 수 있는 거의 유일한 공간이라는 점에서 독보적이다.
글쓰기 모임, 미니 북토크, 작가의 날 등 작은 문화행사도 간헐적으로 열린다.
의창구나 성산구 거주자들도 이곳을 찾기 위해 진해까지 일부러 방문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단순히 책을 파는 공간을 넘어 ‘하루 동안 나를 회복하는 서점’이라는 철학이 묻어 있는 공간이다.
창원에서도, 책을 중심으로 한 삶의 속도를 만날 수 있다
창원은 빠르게 돌아가는 도시지만, 그 안에 조용히 자리한 책방들은
우리를 다시 느리게 걷고, 천천히 생각하고, 감정을 정리할 수 있도록 이끌어준다.
의창구의 책방 봄봄은 계절의 감성을 따라 문장을 만날 수 있는 곳이며,
성산구 책방 오월은 커피와 함께 글을 쓰는 이들에게 맞춤형 공간이다.
마산의 노란서가는 문학과 시각 콘텐츠가 결합된 문화적 책방이며,
책방 어디쯤은 ‘머물 수 있는 서점’이라는 새로운 방식을 창원에 제시했다.
이제는 창원에서도 책을 중심으로 하루를 설계할 수 있다.
커피보다 책이 먼저 생각나는 날,
사람보다 조용한 문장을 찾고 싶은 날,
이 책방들로 향해 보자.
책은 읽는 것이 아니라, 함께 살아보는 것일지도 모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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