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립서점

통영·남해·거제 북스테이 감성 숙소 4선

mystory00610 2025. 7. 29. 14:00

책을 중심에 두는 여행, 북스테이의 매력

요즘 여행자들은 단순한 숙박을 원하지 않는다.
많은 사람들이 이제는 ‘머무는 경험’에 더 많은 가치를 두고 있으며, 특히 **북스테이(Book Stay)**에 대한 관심이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북스테이란, 단순한 숙박이 아닌 책을 중심으로 한 감성 체류를 의미한다. 독립서점에서의 하룻밤, 또는 북카페형 공간에서 조용히 글을 쓰며 보내는 밤은, 평범한 여행과는 다른 깊은 여운을 남긴다.

통영, 남해, 거제는 남해안의 대표적인 여행지이자, 최근 몇 년 사이 감성적인 북스테이 공간들이 생겨난 곳이다.
이 도시들에서는 바다를 배경으로 책장을 넘길 수 있고, 실제 서점에서 운영하는 북스테이나 책방 민박 형태의 숙소에서 머무를 수 있다. 바다 소리, 책, 그리고 고요한 밤이 어우러지는 이 감성적인 숙소들은 책을 좋아하는 여행자들에게 더없이 좋은 쉼터가 되어준다.

이번 글에서는 실제로 운영 중인 북스테이 감성 숙소 4곳을 소개한다. 각각 통영·남해·거제 지역에 위치하고 있으며, 모두 책과 함께 머물 수 있는 공간들이다.

[통영 중앙동] 책방 이층 — 골목 위 책방에서 보내는 조용한 밤

통영 중앙동, 동피랑 벽화마을이 끝나는 언덕 위에 조용히 자리한 작은 책방이 있다. 이름은 ‘책방 이층’. 이곳은 실제 2층 주택을 개조해 만든 독립서점이자 북스테이형 공간이다.

책방 이층은 낮에는 소형 독립서점으로 운영되며, 밤에는 하루 한 팀만 머물 수 있는 숙소로 바뀐다. 실내는 낡은 목재 바닥과 빛바랜 책장들로 이루어져 있으며, 곳곳에는 운영자가 손수 큐레이션한 책들이 놓여 있다. 특히 이 책방은 통영 출신 작가들의 작품, 지역 문화와 관련된 여행기, 예술 에세이 등을 주제로 한 콘텐츠가 많다.

북스테이 객실은 책방 내부와 연결되어 있으며, 책상이 하나 놓인 작은 다락방 구조다.
밤이 되면 주변은 조용해지고, 창문 밖으로는 통영항이 어슴푸레 보인다.
투숙객은 책방에서 마음에 드는 책을 골라 방으로 가져갈 수 있고, 요청 시 ‘오늘의 문장’ 엽서도 제공받을 수 있다.

무엇보다 인상 깊은 점은 책방 이층의 ‘느린 운영’ 철학이다.
운영자는 ‘책은 느려야 한다’는 모토 아래, 말수가 적고 조용한 체류를 존중한다.
그 덕분에 책방은 한 권의 책에 오래 머무르고 싶은 사람들에게 매우 적합한 공간으로 자리잡고 있다.

 

[남해 이동면] 섬책방 북스테이 — 바다 앞 평상 위에서 책을 읽다

남해 이동면, 바다가 바로 앞에 펼쳐진 조용한 마을에 ‘섬책방’이라는 이름의 감성 서점이 있다. 이곳은 낮에는 북카페처럼 운영되며, 밤에는 단독 북스테이 공간으로 전환된다.

섬책방은 실제 주택을 개조한 단층 구조이며, 실내는 나무 책장과 좌식 독서 테이블, 원두 커피 머신, 독립출판 코너까지 갖춰져 있다.
서가는 생태, 철학, 자연주의, 시집 중심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큐레이션은 모두 책방지인이 직접 운영한다.

북스테이는 하루 한 팀만 예약 가능하며, 작은 마당과 바다 쪽 평상에서 책을 읽을 수 있는 것이 가장 큰 장점이다.
투숙객에게는 ‘읽고 싶은 기분’을 물은 뒤, 그에 어울리는 책 2~3권을 골라주는 서비스가 제공되며, 필사 노트, 조용한 스피커 음악, 커피 도구 세트도 함께 제공된다.

밤이 되면 바다 너머 별이 반짝이고, 주변은 매우 고요하다.
책과 함께 자신을 들여다볼 수 있는 자기 성찰형 북스테이로, 휴식 이상의 의미를 찾고자 하는 이들에게 큰 인기를 끌고 있다.

바닷가, 바다, 멋진 해변가

[남해 삼동면] 책과달빛 — 독일마을 인근 북카페 민박

남해 독일마을 근처 삼동면 작은 골목 안에는 ‘책과달빛’이라는 이름의 감성적인 북카페 민박이 있다.
이곳은 독립서점은 아니지만, 내부가 북카페+숙소 구조로 결합되어 있어 책을 중심으로 머물기 좋은 공간으로 평가받는다.

운영자는 작가 출신 부부로, 공간을 ‘작가의 서재’처럼 꾸며놓았다.
벽면은 에세이와 여행서, 그림책, 여성문학 등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독서 공간은 좌식 구조와 소파 공간으로 나뉜다.

숙박은 북카페 뒤편의 객실 2곳을 예약제로 운영하며,
투숙객에게는 책 1권 큐레이션 + 커피 또는 티 + 손글씨 엽서가 기본 제공된다.

무엇보다 이 공간은 밤의 조용함이 인상 깊다.
밤 10시 이후엔 독서등 외에는 조명이 꺼지고, 음악도 꺼진다.
창밖으로는 어둡게 가라앉은 바다와 멀리 독일마을의 불빛이 보인다.

바쁘게 살아온 여행자들이, 책을 읽으며 아무것도 하지 않는 시간을 갖기에 더없이 좋은 공간이다.

 

[거제 장승포] 책섬 북스테이 — 바닷가 책방에서 묵는 하루

거제 장승포항 근처에는 특별한 북스테이 공간이 있다.
이름은 ‘책섬’. 바다와 가장 가까운 서점형 숙소 중 하나로, 책을 읽기 위한 숙소를 지향한다.

책섬은 북카페형 서점과 숙소가 함께 있는 구조로, 1층은 커피와 책을 즐길 수 있는 개방형 공간, 2층은 북스테이 전용 객실이다.
서가에는 거제와 관련된 해양문학, 시집, 에세이, 독립출판물이 비치돼 있다.

특이한 점은 숙소에 입장하면서 ‘오늘의 문장’을 직접 선택해야 한다는 점이다.
책장 옆에는 여행자들을 위한 엽서 코너가 있어, 문장을 고르고 그 문장을 스탠드에 끼워 두면 밤을 그 문장과 함께 보내는 방식이다.

북스테이에는 소형 조식(토스트, 잼, 드립 커피)이 포함되며,
야간 조명과 테라스 독서 공간이 매우 인상적이다.
바다 소리와 책 향기가 함께 머무는 이 공간은, 여행이 아닌 사색을 위한 장소로 기능한다.

책과 함께 바다에서 묵는 밤, 기억에 오래 남는다

통영, 남해, 거제는 단순한 여행지가 아니다.
이 세 도시에는 여행의 끝에 머무를 수 있는 ‘문장 중심의 공간’이 존재한다.
책방 이층, 섬책방, 책과달빛, 책섬은 각각 다른 분위기와 개성을 지닌 공간이지만,
모두 공통적으로 책과 사람 사이의 거리를 줄여주는 곳이다.

바다를 보고, 차를 마시고, 책을 펼치며 하루를 보내는 일.
이 감성적인 경험은 빠르게 지나가는 관광과는 전혀 다른 차원의 시간이다.
책과 함께 묵는 밤은, 조용한 위로와 함께 오래도록 기억에 남는다.